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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맹신하는 사람의 오류ENTJ 일상 2020. 8. 13. 18:00
One against All Image by Alexas_Fotos from Pixabay
상식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특히 한국에서는 다수가 하는 방식과 이전까지 행해져온 관습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은 상식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겠다
먼저 내 생각을 설명하기 전에 상식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아봤다.상식의 정의. 네이버 한자사전 참조. 위의 정의를 참조해보면 상식에는 두가지 의미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는 긍정적 혹은 중립적인 뜻으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는 보통의 지식을 의미하고
둘째는 보다 부정적인데 독창적이지 못한 생각이나 지식을 이야기 한다.
보통 상식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자주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저 사람은 상식이 없네."
"상식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아요."
"우리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아요. 기본적인 상식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해요."
"제발 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그건 좀 상식에 맞지 않는 생각이군."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상식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대개 상식의 의미를 첫번째의 것으로 생각하며, 지식의 차원을 넘어서 사람이라면 응당히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식의 가치관이 부합된 규범적인 관념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제 아래에는 상식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겠다.
1. 위의 정의에서 알 수 있다시피 상식은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혹은 가져야하는 보통의 지식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개념은 지식 뿐 아니라 가치관의 영역까지 포함해서 사용되고 있다. 나는 지식 차원에서 상식을 강조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은 없다. 다만 다수의 가치관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배제하려고 하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반감이 있다
2. 상식을 편의성을 가지고 설명하기 위해서 분포의 봉우리 부분이라고 대략 가정한다. 상식을 중시하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상식이 있는 지점은 분포에서 가장 다수의 사람들이 지지하는 가치나 행동패턴일 것이다.
3. 분포의 봉우리 지점대로 행동하는 것은 어느정도의 높은 확률로 맞는 결정을 하도록 해준다
4. 여기서 문제는 어느정도로 높은 확률을 보장해 준다는 것은 항상 좋은 답을 제공해 준다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상식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그 확률 때문에 거의 모든 일에 있어서 상식을 따르려고 한다. 그런데, 상황과 맥락을 보면서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 최대효용을 가져올 때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5. 한편 상식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며 주관의 총체와 같은 것인데, 이것도 주관의 모집합이 아니라 내가 인지한 주관의 전체집합이다.
즉, 내가 자라온 환경, 국가, 문화권, 종교 등에 영향을 받으며 내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자란 한국이라는 나라와 지금 거주하는 국가의 생각은 다르다. 또한 내가 거주했던 캐나다와도 다르다.
이 곳에서의 보편은 인류 보편이 아니다.
상식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편협하고 연약한 허구의 상상에 근거하고 있는지 한번 쯤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 어떠한 개념들은 사실 구성된 허구의 상상일 가능성이 꽤 된다. (나는 민족 국가등의 개념이 imagined community라는 의견에 동의하며, 이러한 점은 비단 민족 국가 논의에 한정되지 않는다.)
6. 상식이라는 것은 각 개인이 자신이 익숙한 주관을 진실이라고 믿는 오류에서 비롯된 말이다. 진리는 내가 인식한 다수의 사람들의 행동패턴이 아닌 지혜자나 성경의 말을 따르는 것이 더 그럴싸하다.
7. 더욱이 어떠한 지식과 가치관이 상식이 되기 위해선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상식이 되기 위해서는 그 지식이나 가치관이 만들어지던 시대에 타당성을 지녀야 했을 것이다. 사실 상식이라는 것은 이전에는 합리적으로 radical했던 사상 등이 시간을 거쳐서 지금의 상식이 된 것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그 개념이나 가치관이 만들어진 때와 지금은 우리가 다른 맥락 하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개념들은 기억의 풍화를 거치면서 원래의 의미를 잃고 곧잘 변질된다.
8. 지금 상식이라고 알려진 것들이 사실은 그 가치의 적실성을 이미 잃어버렸지만 형태만 남은 것들도 꽤 많을 것이다. 상식이 현실의 합리성과 맞지 않게 될 경우 많은 상황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고부갈등, 꼰대, 남녀차별 등 다양한 차원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은 과거에 형성된 가치관이 현실의 합리성과 맞지 않아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이상으로 상식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봤다.
나는 상식만을 내세워 논리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면 좀 화가 나는 편이다.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억압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다수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상식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현재의 삶에도 반드시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는지, 상식에 깔려있는 그 가치관의 목적과 의도를 한번만 분해해서 생각해 보고 이야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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