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기제] 갈등의 근원적인 원인

영어로 내가 너무 예민했어. 라고 할 때에 미국 친구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Sorry, I got too defensive.

 

이 표현을 듣고서 나는 무릎을 탁 쳤다. 

그 동안의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고민의 실타래가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랄까. 

 

우리가 서로를 상처입히는 것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방어기제때문이다.

 

 

방어기제란?

방어기제란 프로이드(Sigmund Freud)에 의해서 제기된 개념으로, 그의 딸, 안나 프로이드(Anna Freud)에 의해서 정교화된 개념이다. 방어기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생각이나 감정으로부터 발생되는 불안(anxiety)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무의식적으로 사용되는 심리 전략으로, 이는 현실을 왜곡하여 상황에 더 잘 대처하게 해 준다. 이는 현실부인(denial)하거나, 거짓말(fabrication), 회피(avoidance), 가스라이팅(gaslighting), 수동공격(passive aggression)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https://www.simplypsychology.org/defense-mechanisms.html

Defense Mechanisms in Psychology Explained (+ Examples)

위의 정의에서 볼 때에 어떤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방어기제가 사용되며 때로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기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인 돌파구를 주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또한 근원적으로는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 등에서 자주 들리는

안보딜레마

라는 표현이 있다. 

https://foreignpolicy.com/2022/07/26/misperception-security-dilemma-ir-theory-russia-ukraine/

Does Anyone Still Understand the ‘Security Dilemma’?

IR 분야에서는 고전적인 표현이지만, 요즘에도 자주 사용되며, 어느 정도 현실을 잘 설명하는 개념이다. 

안보딜레마 상황이란, 잠재적인 안보 문제를 다루기 위한 노력이,
나의 상대방의 두려움을 강화시켜, 결과적으로는 내가 처음에 걱정하던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상황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A국가는 B국가가 비밀리에 핵을 개발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B국가가 핵 개발에 성공할 경우, A국가만 핵이 없으면 군사적 열위로 인해 생존이 어려울 것 같다는 두려움때문이다. 
따라서 A국가는 핵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를 본 B국가는 A국가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하여 핵을 개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B국가는 더 많은 예산을 들여 핵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이러한 모습을 본 A국가는 안보 위협때문에 핵개발에 착수하고 어느 정도 핵개발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B국가의 더 빠른 핵개발로 인하여, A국가의 안보는 오히려 저해된다. 

 

즉, 방어적인 의도로 시작한 일이 잠재적인 공격시도로 인식되어 서로 간에 군비경쟁(armsrace)을 촉발하였다. 

 

나는 인간관계에서 사용되는 방어기제가 이와 유사한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서로를 상처입히는 것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 방어기제때문이다. 

사실 서로가 서로를 해치려고 하는 의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뢰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는 상대방의 방어를 위한 반응이 나를 향한 공격으로 느껴지기 쉽상이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나의 반응은 부정적인 감정의 에스컬레이션을 만들어내, 갈등을 격화시킨다. 

나와 인팁 남친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처음으로 사귀기 시작하였을 때에 남친의 부모님은 우리의 관계를 반대하셨다. 
그리고 조금은 강한 반응을 보여주셨다. 

그 이유는 남친이 아직 어린데, 내가 연상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나는 부모님의 반응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방어기제의 발현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강한 반대를 맞이하면서 내가 상처입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많이 느꼈지만, 
그것은 나라는 사람을 평가해주지 않는 어른들에 대한 나의 방어기제였으며,
보다 더 근원적인 것으로는 그러한 반대때문에 남자친구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대한 방어가 아니었을까. 

또한 그 가운데에서 남친이 보인 반응은
부모님께 화를 내거나 혹은 부모님과의 만남을 회피하고,
나에게 와서도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점을 평가해주지 않을 경우 날카로운 논리로 나를 공격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사실 각자가 가진 두려움으로 인한 방어기제의 악순환으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이제는 이해한다. 

Instead, governments must try to manage these problems through statecraft, empathy, and intelligent military policies. 

 

국가 간에서 안보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의 기사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공감에 기초한 외교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서로의 신뢰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을 때,
불필요한 방어기제로 서로를 향해 총과 칼을 겨누고 그 결과로 자신의 평화가 저해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결국, 인간관계에서의 핵심도

나는 당신을 해칠 의도가 없어요. 

 

라는 점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고 이해시키는 것이 아닐까.

사람은 미래를 비관적으로 볼 때 두려움이 커지며 상대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는 안보 딜레마를 강화시킨다.

 

두렵더라도 내가 먼저 방어기제를 내려 놓고 방어기제의 악순환을 끊어내면 사실 쌍방이 모두 염원했던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방어기제를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지만, 나는 하나님과 동행할 때 그것이 가능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한계가 많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 절대적인 존재로부터의 힘을 받아 매일 발전하는 사람으로 나아가고 싶다. 

 

- 
꽤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시고 계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따뜻한 댓글과 격려는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
다음에 해당하는 댓글은 사전통고 없이 변경 또는 삭제조치될 수 있습니다. 
근거 없는 비방, 욕설, 비속어, 차별적 내용, 신체적 비하, 불건전한 내용 등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
확인되지 않은 사실 유포, 단순 비난 등으로 타인 혹은 기관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내용
티스토리 운영의 방해 또는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내용 
상업적인 의도(광고, 홍보 등) 목적의 내용 

-
부탁드립니다
소중히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사진의 무단도용 및 본문의 불펌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