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혹시 도움이 될 까 싶어서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곰신님들께 저의 노하우를 적어보려구요.
저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저는 곰신을 2번했고, 그 2번 모두 꽃신을 신었습니다. 그리고 첫번 째 경우에는 꽃신을 신고 1~2년 정도 사귀다가 서로간의 성격차이와 진로차이로 인해 헤어지게 되었구요.
암튼 두 번 다 꽃신을 신고 그 이후에도 원만히 연애를 해 본 사람으로서 곰신들에게 조언을 드리고 싶네요! 장거리 연애 조언이랑도 맞닿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장거리도 한국-캐나다 1년, 한국-미국1년 , 한국-일본 2년 이렇게 3번이나 해봐서 ㅋㅋㅋ ㅠㅡㅠ)
제 생각에는 엔티제 여자는 장거리 연애에 강할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아래에 노하우(?)를 적어보겠습니다. 완전히 개인적인 저의 생각이며 정답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다양한 방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일반화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래부터는 생각 정리이기 때문에 존댓말을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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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인의 시간을 소중히 하라. 남친이 군대에 들어간 순간, 남친과는 독립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남친과 독립되는 시간이란, 남친을 그리워하지 않고 일상에 집중하는 시간을 말한다. 나의 모든 시간이 남친에게 종속되어 있으면, 계속해서 남친을 기다리게 되고 남친의 연락을 기다리게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그럴 경우 남친이 연락을 하지 못하면(군대 내부의 사정, 혹은 피로해서 등)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해 남친에게 좋지 않은 말을 내 뱉을 가능성이 생긴다.
또한 남친은 본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친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나의 경우에는 내가 여러가지 활동에 몰두해서 내가 연락이 잘 안되어서 남친이 날 그리워하고 “뭐해?” 이런 적이 많은 것 같다. 군대에 있는 사람이 당신의 연락을 기대하게 만들어라.
2. 곰신, 장거리 연애는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다. 나는 곰신이 된 사람들이 남친에게 무엇을 해 주려고 편지도 쓰고 물건도 포장하고, 면회도 자주가고 그런 것을 많이 봤다. 그런데 그 보다는 당신의 시간과 물질을 당신을 위해서 사용해서, 당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관계에 더 도움이 된다.
대부분 곰신은 결혼을 생각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만남을 생각하고 남친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장기적으로는 본인이 더 나은 사람(심적으로, 실력적으로, 외적으로, 건강적으로 등)이 되는 것이, 본인에게도 남친에게도 도움이 된다.
당신이 당신의 시간을 남친만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남친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은 윈윈전략은 아니다.
그 보다는 곰신을 하면서 본인이 더 나은 실력을 가진 여자가 되면 나중에 결혼 후에 가정에도 더 보탬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남친이 군대에 있는 동안, 영상편집, 작곡을 시작하고, 그림 활동을 시작했다. 한편으로 학업에도 전념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영어 뿐 아니라 제2외국어로도 논문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운동도 더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밸런스 있는 몸을 가지게 되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건강해졌다. (1회차 곰신이었을 경우에도 학점을 높게 받고, 영어 공부를 열심히해서 성적을 얻는 등 실질적으로 성과를 거두었다)
3. 남친과 연락할 수 있을 때는 남친에게 집중하라. 위에서 1,2번을 할 경우에 주의해야 할 것이 3번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본인만을 위한 것이 된다면, 나는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더 열심히 사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남친에게 사랑을 보여줘야 할 때는 보여주어야 한다. 매일마다 관계를 위해서 주어져야 하는 표현의 양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계는 매일 관리해주지 않으면 결국 시들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남친에게 연락이 오면 다른 할일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매일 집중이 잘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식적으로 남친의 연락에 잘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서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 남친이 연락이 되는 시간에는 남친에게 전화나 문자가 오면 1분 이내로 바로 답장을 했다. 남친과 연락이 안 되는 시간은 오롯이 나의 성장을 위해서 집중하고 남친과 연락이 될 때는 사랑에 집중했다.
4. 남친이 갑자기 연락이 안 된다고 해서 바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라.
군대 혹은 장거리를 하다보면, 상대방이 아무런 이야기 없이 연락이 안 될 때가 있다. 그 기간은 천차만별이다.
특히나 군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가 다 알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곰신의 경우 불안한 마음이 기저에 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쉬운 것 같다. 연락이 안되면 그것이 남친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곰신은 불안한 마음에 화나 짜증을 남친에게 표출하게 되는데, 사실 남친의 입장에서는 본인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닌데 곰신이 화를 내면 곤란해진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대화를 충분히 해보면 이해할만한 사정이 있으나, 감정적이 되어버리면 갈등을 풀기가 어려워진다. 연락이 안 될 경우 전전긍긍하지말고 심호흡하면서 본인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5. 오랜만에 만났을 때는 최선을 다해서 즐기고, 사랑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자. 곰신이나 장거리의 경우 가끔 가다가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 때에는 왠만하면 싸우지 말고 지금까지 참아왔던 만큼 최선을 다해서 좋은 시간을 만들자.
구체적인 팁은, 몸이 너무 힘들거나 배고픈 데이트를 하지 말고, 휴식데이트, 맛집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괜히 오랜만에 추억 쌓는다고 등산하다가 싸워서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다.
(본인의 경험. 다리가 너무 아픈데 등산을 했고, 배가 고파서 싸웠다 ㅋㅋ 나야 운동을 정말 좋아하고 나름 체력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버티지만, 이런 사소한 갈등이 커질 경우 이별까지도 갈 수 있다. 곰신, 장거리의 경우는 서러웠던 것이 많아서 그런 게 다 폭발할 수도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것인 만큼 두 사람 모두에게 힐링이 되는 좋은 데이트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6. 남친에게 조공(?)이라고 불리는 선물 등은 전혀 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
곰신의 경우 하나하나 기념일을 다 챙기고 선물을 많이 주는 곰신과 그렇지 않은 곰신으로 나뉘는 것 같다. 나는 원래 기념일에 둔감해서 1회차 곰신일 때는 기념일을 기억못하다가 집에 선물들이 와서 그제서야 허걱 한 적도 있다.
암튼, 곰신이 선물을 너무 많이 할 경우 곰신에게도 군화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곰신은 본인이 해준 것이 있으니 상대에게 무엇을 바라게 되고, 군화는 받은 게 있으니 잘 해 주어야 한다는 압박이 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압박이 심한 경우 연애를 드랍해버릴 수도 있다.
남자는 본인이 할 수 없는 너무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들면 연애를 포기하기도 한다. 너무 쉬워도 안 되지만, 너무 어려워도 안되는 그 사이의 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곰신은 남친에게 선물을 주지말고 그 시간에 본인의 자기관리 하는 것이 부담 없는 더 나은 선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7. 편지는 훈련소 때에 신경쓰자. 자대에 들어가서는 편지는 굳이 안해도 된다. 최근에는 연락이 가능해졌기 때문. 그러나 훈련소에서의 편지는 좀 신경쓰는 편이 좋다.
그 때는 인생에서 이제까지 없었던 수준의 고난이 군화에게 찾아오는데 그 때 곰신의 편지가 마음에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그 때는 연락이 잘 안되는데, 편지가 안 오면 군화는 무슨 일이 있나, 내가 싫어진 것은 아닌가 그렇게 걱정을 하게 된다. 따라서 그 때에는 편지를 많이 보내는 것이 좋다.
나는 글 쓰는 것에는 부담이 없어서, 그냥 아무거나 생각나는대로 거의 매일 편지를 썼었던 것 같다. 편지쓰기는 곰신이 자기 감정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일기형식으로 편하게 쓰면), 군화도 곰신의 상태를 알게 되고, 또 무엇보다 훈련소에서 큰 힘이 된다. 따라서 편지는 많이 써주자.
8. 무언가 남친에게 나중에 보상을 바랄 정도로 잘 해주지 말아라. 무언가를 해주고 본인이 그렇게 해 준 것을 잊을 수 있다면, 그대로 해도 좋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는 무언가를 해주면, 상대방에게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기대하게 된다. 나는 내가 남친에게 무언가를 해주면, 나중에 남친에게 바라게 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 남친에게 가능한 선물이나 도움을 준다.
9. 불만이 있으면 잘 정리해서 반드시 말한다. 인정하자. 우리 모두는 보살이 아니다. 평범한 인간일 뿐이고, 인간은 다양한 감정을 지닌 존재. 조금의 자극에도 부정적인 감정이 발생할 수 있는 연약한 존재이다. 그런 인간과 인간이 만나 연애를 하는 데 불만이 없을까?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거나, 깊은 관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럼 부정적 감정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부정적 감정은 최대한 이성적으로 필터링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에 현실적으로 좋은 방향성에서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
불만이 있을 때 참고 참으면 병이나서 나중에 터져서 보다 안 좋은 방식으로 분출된다. 따라서 작은 불만이 있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다. 다만, 부정적인 생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번 글로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큰 도움이 된다.
기억하자. 불만을 글로 한 번 정리해서 보내기! 톡 보내기 전에 운동 1시간 하고 와서 다시 생각해서 글 적어 보내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곰신들이여 운동을 많이 하자. 좋은 생각이 많이 난다. 데드리프트, 스쿼트가 도움 많이 되었다 ㅋㅋ
10. 본인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도록 노력하자.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본인의 건강과 행복이다. 신체와 정신은 연관되어 있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본인이 스스로 행복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일 경우 장거리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본인이 상대에 의존하거나, 혹은 상대가 아니라도 사람에 의존하는 성향이라면, 관계가 지속되기 어렵다.
본인이 혼자 있어도 만족스럽고 행복한 상태가 이어진다면, 장거리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행복하기 위헤서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활동들을 찾아서 하고, 또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고 의미있는 시간들을 보내면 된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샌가 남친은 전역하고 본인도 더 나은 자신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곰신 2회차의 엔티제의 깨달음을 정리 해 보았어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지금 남친을 1년반이상 만나지 못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장거리 절대로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 특히나 지금과 같은 상황 속에서는 더욱 더 그리할 것 같아요. 그러나 주어진 상황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과 싸우기 보다는 잘 적응해서 결국에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면서 더 나은 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지금의 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