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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연애를 하기에 앞서 완벽한 나의 파트너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어떠한 사람과 사귐을 시작하고 사귐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 사람에게 실망하고, 때로는 상대방을 이상화하면서 결혼을 결심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 결혼이라는 것은 그 반대의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세상에 완벽하게 잘 맞는 사람은 없다. 어느정도 잘 맞는 사람만 있을 뿐.
그런데 우리가 나와 완벽히 잘 맞는 사람을 찾고 바라는 그 이상이 우리의 현실을 더 절망적으로 만든다. 결혼의 준비는 현실을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현실과 괴리된 이상은 보기에는 좋음직하나 다가오는 파국의 서막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을 나는 나의 인팁 남자친구에게 배웠다.
나는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을 이상화하는 경향이 좀 있다. 그런데 내가 그런 태도를 보일 때마다, 그는 자신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부족함이 있는 보통 인간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내게 해준다. 그리고 그의 그런 말은, 내가 이상화를 경계하고, 다시 생각해서 현실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나를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밖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완벽하고 잘난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의 내면에는 예민하고 날카로우며 때로는 비생산적이고 엉뚱하기도 한 다양한 면들이 있다. 가끔은 나의 부정적인 면들이 튀어 나와 나 조차도 내 자신이 싫어질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럴 때에도 나의 인팁 남친은 나의 내면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그는 경청하며 공감이 되지 않더라고 묵묵히 그 자리에 있어준다. 그리고 그는 나의 연약함을 가지고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며, 그저 그렇구나. 무던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 나아가서 때로는 나의 완벽하지 않은 이 모습이 그에게 있어 나에게 보다 더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매개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런 그로 인해, 나는 하루하루 나도 잘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좋지 않은 나의 모습까지 받아들이면서, 그리고 남친의 좋지 않은 모습까지도 수용하게 되어, 점점 내 마음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나를 잘 알고 나의 다양한 면을 알고 그것들을 수용해줄 수 있어야 비로소 타인을 나의 좁은 시선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비뚤어진 사랑을 주게 된다. 내가 나를 오롯이 알고 사랑해서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서 나중에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못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완벽주의가 나의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다. 내가 먼저 넓어져서 나의 다양한 면들을 모두 수용해서, 아이의 여러가지 면들을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인팁 남친은 책을 많이 읽는다. 그래서 나보다 꽤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내면적인 성찰에 근거한 가르침을 많이 준다. 그래서 나는 그를 존경한다. 늘 배울 것들을 가지고 있는 그 옆에 있을 수 있게 된 것은 나에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부족한 점을 알고도 나의 밑바닥까지 보고서도 그러한 단점을 자신은 받아들일 수 있다며 흔들리지 않고 내 옆에 있어주는 바다와 같은 나의 남자친구 인팁.
늘 고맙다.
(요즘에 좀 감성적인 글을 많이 읽고, 미술 작품을 보고 또 표현하면서 감성을 일깨우려고 노력중이라, 내 글의 스타일이 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나의 다양한 면을 알게되어 기쁘다.)
- 꽤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시고 계신데 아무 반응이 없어서 궁금하네요. 따뜻한 댓글과 격려는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