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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자식이 용서를 빌어야 한다?"
    ENTJ X INTP 연애 2024. 11. 19. 16:11

    나와 전남자친구가 결혼을 준비하고 있을 때, 우리 주변의 크리스천 어른들은 무조건 우리가 잘못했다고 빌라고 했다.
    그 집에서는 내가 자기 아들을 꼬여 낸 죄인처럼 되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하면서 우리가 용서를 빌고 결혼을 취소하면 그 분들이 마음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의문이 들었다. 

    분명 계속해서 만남을 요청했지만 만남을 거부하시고,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오해하시고 우리를 정죄하시고 비난하신 것은 부모님인데, 우리가 잘못했다고 했어야 하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좋은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한국사회의 유교사상과 기독교가 결합된 경우에 부모세대로부터 자녀세대에게 잘못된 권위의 행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급속한 경제성장기를 지나,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현 세대 속에서 이러한 착취구조는 더 강화된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물질적으로 도움을 준 경우 자녀는 자신의 의지를 존중받기 어려운 소유물 중 하나로 취급되는 경우도 많다.

     

    1.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추진하는 자녀는 무조건 부모에게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가?"

    • 성경적 관점: 부모를 공경하라는 제4계명은 자녀로서 부모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라는 의미지, 부모의 모든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라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에베소서 6:4에 나오는 "부모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말씀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상호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 잘못의 기준: 잘못이란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를 해쳤거나,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경우에 적용된다. 성인으로서 두 사람이 자유롭게 결혼을 결정하고, 부모님에게 충분히 예의를 갖췄음에도 이를 거부당하고 모욕을 받았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자녀에게 있지 않다. 하나님께서도 주신 자유의지를 부모가 거스를 권리는 없다. 

    2. 유교와 기독교의 갈등

    • 한국에서는 부모를 공경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이 유교적 가부장제와 결합해 "부모의 뜻을 따르는 것"이 곧 신앙의 실천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경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권위와 복종의 관계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독립된 인격체로서 각자의 사명과 역할을 다하도록 부르셨다. 하나님도 우리를 노예가 아닌 자유인으로 부르셨는데, 부모가 자녀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것은 하나님보다 더 큰 권위를 행사하려는 것과 같다. 
    • 자녀는 하나님의 선물이자 책임이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모님이 하나님의 뜻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며 자녀를 조종하려는 태도는 자녀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고, 이는 기독교적 사랑의 본질에 어긋난다.

    3. 부모님의 행동에 대한 의문

    • 결혼을 앞둔 자녀의 배우자를 만나지 않고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것은 부모님이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 해도 옳지 않다.
      부모님의 행동이 상처를 주고 자녀의 신앙과 자존감을 무너뜨렸다면, 이는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권위 남용이다. 
    • 부모님의 역할은 자녀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조언자가 되는 것인데, 이것이 아닌 방식으로 접근하셨다면, 자녀로서 반드시 그것을 감수해야 할 필요는 없다. 자녀가 성인이고, 그의 파트너가 법적 도덕적 결함이 없는 경우, 이러한 부모님의 태도는 자녀의 판단을 불신하는 것을 보여준다.

    4. 잘못을 빌었어야 했는가?

    • 진정한 화해는 잘못을 빌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화해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신뢰를 다시 쌓는 과정입니다. 만남을 거부하고, 파트너를 모욕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었다면, 오히려 부모님의 권위적 태도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일방적인 사과로 끝나야 했다면, 그것은 화해가 아닌 굴복. 이는 오히려 부모님과의 관계를 더 왜곡시킨다. 
    • 내가 어른들의 말을 들어서 사과를 한 것이 잘못되었던 것 같다. 내가 사과를 하자 오히려 상대방의 부모님은 더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로 나를 비난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상처로 인해 결혼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사실 내가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고했다). 

    나에게 하는 위로

    나는 정말 사랑하고 신뢰 했던 사람과 결혼을 준비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부모님의 부당한 반대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 이 상황에서 내가겪은 슬픔과 고민은 너무나 정당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나의 존엄성과 신앙은 손상되지 않았다. 지금의 아픔이 결국 나와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미래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더 좋은 길로 인도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은 사랑과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성립된다. 강요와 폭력이 오가는 관계에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질 수 없다. 나의 선택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스스로의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스스로의 가치를 회의하게 될 때면 늘 생각하자. 나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으며,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나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가족들과 친구들, 선생님, 은인들이 있다. 무리하지 말고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잘 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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